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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롸...? 이런 맛이었다?? [라따뚜이]
    있어빌리티 라이프/나 이거 만들 줄 알아 2020. 2. 11. 20:00


    언젠가 모 지상파 채널에서 특선영화로 <라따뚜이>를 보여줬던 것 같다.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대충 설명하자면,

    요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쥐'가 어수룩한 청년을 조종하면서 레스토랑 도장깨기하는 무법 판타지 쯤 되겠다.

     

    ???: 식품위생법은 무너졌냐?

     

    영화소개는 이 쯤 하고

     

    이 영화를 본 사람은 알 거다. 이 영화에서 나온 음식들 중 가장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그 요리, 바로 라따뚜이(Ratatouille).

     

    뭔지 모르겠지만 빨강 노랑 이쁘게 쌓아서 플레이팅한 모습이 참 먹음직스러웠다.

    극 중 엄청 깐깐해보이는 비평가가 한 입 먹고 '...오옷? 오오오옷?' 하는 장면을 보면서 더더욱 그 요리의 맛이 궁금해지곤 했는데.

     

    궁금하면?

     

    만들어봐야지.

     

     

     


    Ratatouille

     


    어머, 사진보다는 실물이 더 나으세요~

     


    Ingredient

     소스 
    마늘 2알, 작은양파 1, 파프리카 빨강, 노랑 각 1/4개, 건 오레가노, 건 바질, 타임, 소금, 후추, 생 파슬리 줄기, 월계수잎, 올리브오일, 물 1/4컵

     데코 
    노란 애호박 1/4/개, 주키니호박 1/4개, 가지 1, 토마토 1

     허브오일 
    올리브유, 다진마늘 1/2티스푼, 생파슬리, 생바질

    레시피 출처: 국가비 GabieKook https://youtu.be/ur87C8caA18

     

     

     

    일단 재료 목록을 보고 실망 아닌 실망을 했다. 이건 뭐 비건푸드도 아니고...

    내가 상상했었던 그 빨간 건 햄이 아니라 토메이ㅡ토.

    나는 보통 요리를 하기 전에 재료를 보고 결과물의 맛을 상상하고는 하는데, 이번 건 도대체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출처: 세계 음식명 백과

    알고 보니까, 원래 이건 프랑스에서 사이드 디시로 곁들이거나 가볍게 전채 요리로 먹곤 하는 '가정식' 쯤 된다고 한다. 말하자면 어머니의 된장찌개?

     

    영화에서 나온 건 멋을 내기 위해 기존의 형식을 변형한 이른바 '꽁피 비얄디(Confit byaldi)'라는 요리란다.

    보통은 그냥 채소를 싹 다 때려넣고 끓여 스튜로 먹거나 바게뜨에 올려서 같이 먹곤 한다는데, 그냥 한국의 야채볶음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아닌게 아니라, 원래 라따뚜이의 어원이 ‘음식을 가볍게 섞다, 휘젓다' 라는 뜻을 가진 프로방스의 방언 라타톨라(ratatolha)에서 비롯된 말이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쓰까' 쯤 될 듯)

     

     


    일단 소스부터.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미리 잘게 조사뿐 마늘, 양파, 파프리카를 볶는다. 소스의 색을 이쁜 튤립색으로 내고 싶다면 빨간 파프리카와 노란 파프리카를 1:1로 섞어주자.

    볶아주면서 소금과 후추, 오레가노, 바질, 타임을 넣어준다. 우리 집에는 생 파슬기 줄기가 없으니 패쓰ㅡ.

    다 볶아졌다면 믹서기로 곱게 간다. 짭짤해야 하니까 간을 꼭 봐주자.

     

    사실 원래대로라면 그냥 그 소스에 대충 깍둑썰기한 채소들을 쓰까서 끓여주면 되는데, 나는 뭔가 있어 보이길 원하기 때문에 그럴 수 업지. 

    토마토, 가지, 쥬키니, 애호박을 가능한 한 얇게 단면으로 잘라준다(2~3mm). 최대한 얇게 잘라주어야 플레이팅할 때 이쁘다.

     

    다 잘랐다면, 이젠 구워줄 차례. 오븐에 넣을 수 있는 원형 팬에 아까 갈아 둔 소스를 자박하게 깔아준 뒤 얇게 썰어둔 채소를 이쁘게 둘러가며 깔아준다.

    깔아놓은 채소 위에 유산지를 덮어주고 오븐으로 180℃에 25분간 구워준다. 

     

    이 요리는 비건이 높게 평가ㅡ

    잘라둔 채소를 알록달록하게 빙 둘러가며 깔아주어야 위 사진처럼 느낌 있게 나온다. 난 토마토-가지-쥬키니-가지 순으로 깔았다. 

     

    여기서 멈추면 정통 라따뚜이. 하지만 난 좀 더 간zi를 원한다!

     

    이가 없다면 잇몸으로 해도 되지만, 굳이 그러지 맙시다 우리.

    아까 쓰다 남은 소스를 파스타 접시에 자박자박 부어주고, 원형 틀을 이용해 한 땀- 한 땀- 젓가락으로 채소를 둘러가며 모양을 잡아준다. 난 원형 틀 따윈 없기 때문에 호일로 저 고생을 했다.

     


    - Finish -

     

    음식이 온전히 나온 사진이 없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맛을 묘사하자면,

    뭐랄까 스파게티 소스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고소하고 마일드한... 맛.

    뭔가 자극적이지는 않은데, 담백하고 부드럽다보니 이상하게 중독되는 맛이다. 토마토, 양파, 파프리카 등을 넣고 믹서기에 곱게 갈아서 그런지 달짝지근하면서도 새콤한, 건강하고 깔끔한 맛이다.

     

     

    남은 자투리를 소스와 함께 끓여서 브런치로 먹어보아따

     

    그냥 먹어도 좋지만, 바삭하게 구운 빵에 올려서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다. 이게 왜 사이드디쉬로 많이 나오는지 알것도 같다.

     

    향신료와 채소만으로 간단하면서도 담백하게 맛을 낸 라따뚜이. 단순한 요리인 만큼 요리사의 실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지기도 한다는데, 음...

     

     

    나는 요리를 취미로만 남겨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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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Egg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