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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만든 포근한 스콘 냄새 맡아볼래...? [플레인 스콘]있어빌리티 라이프/나 이거 만들 줄 알아 2020. 3. 28. 11:30
나는 빵돌이다. 어감이 좀 이상한데...
아무리 배가 고파도 입 맛이 없으면 밥을 굶는 편인데, 손 닿는 곳에 달달한 빵이나 디저트가 있다면 배가 불러도 계속 집어먹는다. 빵 진짜 너무 좋아.
오늘따라 눈이 늦게 떠졌다.
서두를 것 없이 개운하게 씻고 느긋히 방청소를 하는데, 문득 활짝 열어둔 창 밖에서 고소한 커피향이 느껴졌다.
햇살도 따스하고 몸도 나른한게, 갓 만든 빵의 포근하고 달콤한 향기가 그리워지는게 아닌가.
마침 커피와 함께 먹을만한 간식거리가 떨어지기도 했고, 시간도 넉넉하니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클래식한 디저트'를 만들기로 했다.
플레인 스콘
Plain Scone
부엌을 뒤적뒤적 하니까 밀가루랑 베이킹파우더밖에 없다.
이걸로 만들 수 있는 거라곤 쿠키랑 스콘인데, 쿠키는 버터가 너무 많이 들어가니까 좀 부담이 되고...
상대적으로 덜 죄책감이 드는 스콘 쪽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쿠키=300g, 스콘=90g)
대충 후드를 뒤집어 쓰고 집에 없는 버터를 사러 근처 슈퍼로 가는데,
나뭇가지에 달린 꽃망울이 살짝 벌어져 꽃이 필랑 말랑 하는게 눈에 들어왔다.
아 여러분 드디어 봄이 와써요...🌼
Ingradient
재료: 밀가루(박력분) 300g, 소금 1/4 작은술, 백설탕 2 큰술,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버터 90g, 우유 110ml (레몬즙 1작은술은 옵션), 계란 1개
도구: 쿠키커터!!!!!!!!!레시피 참조: 국가비 GabieKook
버터는 미리 꺼내놓고 실온 온도로 맞춰두면 편하다. 말랑말랑해지거든.
버터를 살 때 무염버터를 살 지, 가염 버터를 살 지 고민이 된다면 무염버터를 사는 편이 좋다. 싱거우면 그렇저럭 먹을 만 하지만, 반대로 짜다면 먹지도 못 하니까...
먼저 스뎅 볼(반죽 그릇)에 밀가루와 소금, 설탕,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섞는다.
다 섞였으면, 미리 꺼내둔 실온버터를 2cm 큐브 모양으로(그러니까, 대충 작게 조사뿐) 잘라 조각내준 뒤 투하!
버터와 밀가루가 하나가 되도록 손으로 반죽해주어야 하는데, 반죽하기 이전에 직접 손가락으로 버터를 찌그려뜨려 뭉게가며 가루와 하나가 되도록 '꼬집듯' 섞어준다. 막 문대면 안된다.
버터가 조금이라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라지고 밀가루가 촉촉한 가루가 되었다면, 가운데에 우유를 넣고 (레몬즙이 있다면 넣어주고) 손으로 뭉쳐서 덩어리로 만들어주자.
그리고...
" 반죽을 밀대로 밀어 모양대로 자른다. "
여기서 한 차례 당황.
쿠키커터가 없는데 어떻게 자른단 말인가.
컵으로 눌러 자르자! 는 생각에 찻장을 보니 두툼한 머그잔 밖에 없었고
종이컵으로 틀을 만들자! 는 생각에 지난 번 호일로 직접 틀을 빚어가며 생고생했던 라따뚜이가 떠올랐다. (미련의 반복)
다행히 어떻게 어떻게 집 구석에 처박혀 있던 쿠키커터를 찾았고 평정심도 되찾았다.
(※ 쿠키커터는 웬만한 다이소에서 싸게 파니까 미리 사두도록 하자.)
(참고로, 굳이 쿠키커터를 쓰지 않아도 칼로 뭉텅 뭉텅 썰어서 투박한 느낌을 내는 방법도 있다. 지금 보니까 저 방식이 더 이쁜 것 같기도 하다.)
무사히 반죽을 잘랐다면, 이제 계란물로 '글레이징' 할 차례.
별거 아니고, 그냥 반죽 위에 계란물을 살짝 발라 먹음직스럽게 구워지도록 해주는 거다.
원래 '김 솔'이라는 도구가 있으면 진짜 편한데, 그런 게 있을 리가. 본인은 숟가락으로 슬쩍 슬쩍 발라줬다.
다 발라줬다면 준비는 끝.
미리 200ºC로 예열해 둔 오븐에 10~15분 정도 구워준다.
- Finish -
갓 구운 스콘을 잘라서 블루베리 쨈 슥ㅡ 발라 한 입, 커피 한 모금.
왠지 지적인 분위기 잡고 싶어지는 맛이다.
그렇게 달지도 않고, 우유가 들어가서 그런지 고소하면서도 푸근한 향과 맛이 느껴진다.
스콘 자체로만 먹으면 뻑뻑한데, 차랑 같이 곁들여 먹으면 입 안에서 스르륵 풀어지면서 고소한 맛이 극대화된다.
시중에서 파는 밀가루 한 봉지에 대략 24개 정도 나오니까, 미리 시간 날 때 만들어서 두고두고 먹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디저트 직접 만들어 먹는 거 좀 있어보이잖아...?
똥손인 나도 손쉽게 성공할 정도로 진짜 진짜 쉬웠다.
시간 남으면 한 번 시도해보시길 바래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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