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리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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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혼자 떠나다 in Jeju. ✈ [Intro]주저리 주저리 2021. 9. 28. 02:36
거진 1년 만이다.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이 힘들었고, 그랬다. '최선'이라는 단어를 마음에 구멍이 뚫리도록 꾸욱 꾹 눌러 써가며,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을 그저 시간만을 믿으며 묵묵히 걸었다. 8월. 감사하게도 바랬던 것들 대다수가 이루어졌고, 나는 익숙한 번아웃에 빠졌다. 그렇게 4주를 와식생활로 보내다가 점차 '막학기'라는 현실이 강하게 자각되면서, 다소 합법적 성격을 띠는 이 방탕한 생활도 9월을 마지막으로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슬슬 좀이 쑤시던 참이었다.) 타지로 인턴 생활을 하면서, 매번 부산행 KTX를 탈 때마다 '아, 그냥 내리지 말고 부산으로 쭉 가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그래서 인턴을 마치고 부산으로 혼자 여행이나 갈까 했었다. 그러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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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밤 하늘주저리 주저리/사색노트 2020. 11. 15. 17:15
저는 오늘 제 사랑을 잃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청춘을 그토록 벅차게, 또 고통스럽게 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러나 하루하루 일종의 의미를 내게 암시해주었던 별빛이었습니다. 너무나도 또렷했기에 잡을 수 있을 줄만 알았으나, 역시 그녀는 별이었습니다. 파도치는 마음속에서 위태롭게 떠다니던 내게, 언제나 고고히 명랑하게 빛났기에 멀리 있음을 알았음에도 나는 그 거리감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눈을 들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기에, 나는 어리석게도 희망을 간직하였습니다. 마음 한쪽에 창을 내어 남몰래 별빛을 들였던 모든 시간들은 내게 선물이었지만 닿을 수 없는 별빛임을 이제야 깨달은 저는 우스운 것들을 그만두기로 하였습니다. 지나간 것들을 정리하는 것은 참 오래 걸렸지만, 지나간 세월만큼 아프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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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주저리 주저리/사색노트 2020. 8. 24. 01:19
20年 8月 23日 (日) 저는 잘 있습니다. 무슨 이유로 우리가 이렇게 갈라져야만 하는지 모르겠네요.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들으며 물었던 안부는, 이제 사치가 되어버렸어요. 그래도 저는 잘 있습니다. 잘 있나요. 당신이 무엇을 입었고, 무슨 표정을 지었으며, 만났다면 또 무슨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서로 늘어놓았을 지 이렇게 궁금하고 또 그리울 줄 누가 알았겠어요. 문자도, 전화도, 그 무엇도 당신의 안부를 전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불완전합니다. 보고싶어요. 옆에 있지 않아도, 그냥 같은 공간에만 있을 수 있다면 저는 그걸로 됐습니다. 말이 없어도,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건넬 수만 있다면 저는 그걸로 됐습니다. 무엇이 됐든, 지금보다는 한 없이 나으니까요. 일상이 너무 그립습니다. 당신이 너무 그립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