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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저리 주저리/사색노트 2020. 2. 23. 23:59

    군 생활을 하면서, 나는 일기를 쓰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군대 특성상 사적 영역이란 있을 수 없기에, 조용히 홀로 생각에 잠기는 것은 오로지 잠 자기 전에만 가능했다.

    침상에 누워 가만ㅡ히 생각을 하다 보면 문득 지금 이 순간의 내 기억과 감정을 기록하고 싶을 때가 있기도 하고, 도무지 생각 만으로는 오늘 있었던 안 좋은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없기도 하다.

    그럴 때 일기가 참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나는 일기장을 펴 놓고 아무것도 안 한 채 멍 때리는 걸 좋아한다.

    마구 끄적이고는 싶지만 좀처럼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아 차마 첫 운을 떼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반대로 '그냥, 저 순수하고 하얀 공백을 더럽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게 멍 하니 일기장의 하얀 공백만 뚫어져라 몇 시간동안 응시하다가 생활관으로 돌아와 잠을 청할 때도 많다.

     

    새로운 글쓰기.

    나는 글 쓰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만, 가끔은 새로운 글을 쓰는게 너무나 힘이 들 때가 있다.

    생각해보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참 글쓰기가 힘든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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