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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다 보면 한 없이 서글퍼지는 영화 <조조래빗(Jojo Rabbit)>
    있어빌리티 라이프/나 여기 가봤어 2020. 2. 13. 00:48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완전히 뒤집어노으신 영화 <기생충>. 

    3일 전 TV에서 생방송을 하길래 틀어놓고 딴짓하고 있다가, 나중에 4관왕 소식을 핸드폰으로 알고 경악했었는데...

    정말이지, 국-뽕이 차오르는 순간이어따.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진짜, 최고의 영화! 화이팅! 호우!)

     

    그건 그렇고, 며칠 전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해 알아보던 중 문득 다른 수상작에 대해서도 몹시 궁금해져서 찾아봤는데 유독 눈에 띄는 영화가 하나 있었다. 시뻘건 포스터에 히틀러...? 

     


     

     

    포스터부터가 뭔가 심상치 않다.

     

     

    조조(주인공):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Roman Griffin Davis
    로지(어머니): 스칼렛 요한슨 Scarlett Johansson
    상상속의 친구 히틀러(?!): 타이카 와이티티 Taika Waititi
    엘사: 토마신 맥켄지 Thomasin McKenzie
    클랜젠도프(교관): 샘 록웰 Sam Rockwell

     


     Synopsis 

    https://youtu.be/po3Gz3-lFmc

     

    일단 여느 전쟁 영화와는 뭔가 확실히 다르다.

    보통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전쟁 영화라고 하면 참혹함과 비극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거나 피해자의 입장에서 나치스의 추악한 면모를 강조하는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영화는 '전쟁'이라는 참극을 상상력과 호기심 많은 10살짜리 아이의 시선에서 다뤘다는 점.

    게다가, 주인공은 유대인도 미국인도 아닌 의외로 나치스의 광적인 팬이자 '히틀러 유겐트' 소년이다. 너무나 나치스에 매료된 나머지, 아예 상상 속 베스트프랜즈를 히틀러로 뒀단다.

     

     

     

     

     

    보니까, 이 작품은 이번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각색상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작품상을 비롯한 5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됐다. <조커>, <1917>과 같이 여러 심오한 작품과 함께 이름을 올린 것으로 봤을 때 이 영화는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는 걸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진짜로 그랬다.

     


     나치스 소년과 유대인 소녀 

     

    독일의 어느 소도시. 그 곳에는 어머니와 단 둘이 가정을 꾸려나가는 주인공의 집이 있다. 그의 이름은 조조(Jojo). 히틀러의 열혈한 팬이자 히틀러 유겐트의 일원이다.
    히틀러 유겐트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만든 청소년 조직으로, 순진한 청소년들에게 파시즘을 주입해 충실한 나치의 추종자로 만들어 전쟁에 내보내는 전국 단체다. 우리의 귀여운 조조도 예외는 아니다. 

     

     

    저 상상 속 친구 히틀러 역을 맡은 사람은 다름 아닌 이 영화의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

     

    유겐트 훈련 중 토끼 하나 못 죽인다며 '조조 래빗'으로 놀림받던 그지만, 모두가 두려워하는 수류탄 수업 때 교관의 손에서 폭탄을 낚아채 앞으로 돌진하다 그대로 자폭하는(!) 당찬 아이다.

     

    그런 그가 다른 곳도 아닌 본인의 집에서 벽장 속에 숨어있던 유대인 소녀 '엘사'를 맞닥드린다. 유겐트에서 배운 것과는 달리 자기와 다를 게 없는 소녀를 만난 주인공은 공포 속에서 그녀와 대치한다. 아직 10살이지만, 그는 누군가? 자랑스런 히틀러 유겐트 아닌가. (하지만 어림도 없지!) 그는 그녀를 위협하며 이 집에서 나가라고 협박하지만, 힘에서나 나이에서나 열세인 그는 가볍게 유대인 소녀에게 제압당한다.

     

     

    "우리 유대인들은 치즈나 빵, 고기를 먹으면 죽어. 그러니까 날 죽이려면 그 방법을 이용하면 좋을거야"

     

    그렇게 적과의 동침을 이어가던 중, 그는 그녀에게 본인의 어머니가 소녀를 몰래 보호해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이 일이 밖으로 알려지면 모두가 죽고, 알리지 않으면 스스로의 신념에 위배가 되는 딜레마 속에서 주인공은 소녀에게 유대인에 대한 모든 정보를 자신에게 제공하는 조건으로 눈 감아주겠다며 협상을 한다.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소녀는 성심성의껏 유대인에 대한 (거짓)정보를 폭로하고 조조는 그걸로 책을 만들기 시작한다.

     

     

     토끼, 그리고 히틀러 

     

    그 동안 독일의 패색은 점점 짙어지고 나치는 내부의 불온세력을 색출하는데 열을 올리게 되면서 위기에 처한 조조의 가족. 조조는 어떤 비극(강려크한 스포)을 겪으면서 점차 내면의 가치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다.

     

    "넌 나치가 아니야 조조. 괴상한 군복 입기 좋아하고 무리에 속하고 싶은 10살 짜리 꼬마지"

    "그들은 절대로 못 이겨.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거든"

     

    정치와 전쟁에만 관심을 갖던 조조는 엘사를 통해 조금씩 세상의 아름다운 부분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고, 겁쟁이 토끼로 놀림받던 10살 짜리 꼬마는 삶에 있어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고 놀라운 결단을 내린다.

     

     

     

     


     보고 어땠냐면 

     

    양극단에 처한 인물들의 신선한 만남

    영화에서 나오는 두 주인공은 양 극단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다만 둘 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어린 아이라는 것.
    우리는 히틀러와 아이히만과 같은 인물들을 보며 가끔 생각한다. 과연 저들은 언제부터 저렇게 악해졌을까, 어디서부터 괴물이 되었나.
    어른들이 만들어낸 체제 아래서 고통받는 조조와 엘사를 보면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토끼는 어떻게 히틀러를 물리쳤나

    열혈한 나치 신봉자였던 조조는 상상 속 절친 히틀러를 통해 조언이나 도움을 받곤 한다. 하지만 엘사를 만나고 점차 성숙해지면서 히틀러의 등장은 점점 뜸해지다가 후반부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 히틀러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 조조. 집에 돌아오자 한 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그의 절친 히틀러가 분노에 찬 모습으로 다시 내게 충성하라며 그의 앞을 막아선다. 관자놀이에 구멍이 뚤린 채.

    다시 나타난 절친을 마주한 조조.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

     

     

     달걀쓰 평점    ●●●●[4.5]

    "비극적인 이야기 중간 중간에 주변 인물들이 자아내는 귀엽고 우스운 '별사탕' 같은 포인트가 있어 몰입도 +"
    "주인공 조조의 풋풋하고 순수한 연기 덕에 감정이입은 시간문제"

     

     

     

     

     

    영화를 보는 내내 순수한 조조를 보며 미소를 짓다가, 어느새 눈물을 흘렸다. 휴가가 끝나고 부대에 복귀한 지금까지도 그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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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Eggss.